리움미술관에서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의 티케팅에 성공하여 오랜만에 리움미술관 M2를 다녀오게 되었다.
예술에 있어 문외한인 나는 미술관에 가기 전 마우리치오 카텔란이라는 작가에 대해 검색을 해보았다.
도전적이고 유머러스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라는 정보와 함께 나는 카텔란 작품의 이미지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미 전시를 다 본 게 아닌가?
예술 전시에 있어 미술관의 역할은 무엇일까.
고미술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의 경우 작품의 전시뿐만 아니라 작품의 보관이라는 역할 또한 수행하고 있기에 작품을 최대한으로 보전하며 작가의 의도와 정신이 훼손되지 않고 관람자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공간의 제공이 가장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이에 반해 작가가 현재에도 활동하고 있는 현대미술 전시에서의 미술관은 있는 그대로의 작품을 보여주지 않아도 될 지 모른다. 인터넷에 그 작품을 검색하면 수많은 상세 이미지들과 설명글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미술품과 달리 작가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한 현대미술은 전시마다 작가의 작품을 의도와 의미에 따라 다르게 구성할 수 있기에 작품을 담아내는 전시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순백의 커다란 벽으로 이루어진 채광 없는 방에서 이루어지는 전시는 작가의 작품이 “그 전시관”에서 전시될 이유를 제공하지 못한다. 오히려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로 접하는 것이 작품을 더욱 자세히 볼 수 있는 방식일테다.
기둥이 없는 공간에 질서 없이 늘어서 있는 검은색 상자들, 상자들 사이로 들어오는 자연 채광, 주어진 사이트를 분석하고 이에 어울리는 건축물을 설계하는 건축가처럼, 특색 있는 전시관에 자신의 예술을 선보이는 작가의 전시는 관객으로 하여금 “그 전시관”에 가야할 이유를 만들어줄 것이다.
_엮는이 장지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