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설계에 있어 기능, 형태 등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실제로 공간의 느낌을 부각하고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각 공간의 면에 있는 재료의 힘이 큽니다. 건축에 있어 재료란 분리할 수 없는 매개체이며 큰 영향인자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건축물에 있어 재료가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로 이용되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에 따라 저희는 재료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모이게 되었습니다.

기존 재료들의 활용은 흔한 이미지들을 연상하게 하고 재료들이 사용된 가로의 입면에 새로운 궁금증을 자아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재료의 물성 또는 가공방법, 다른 재료와의 결합 여부 등에 따라 새로이 물성을 극대화하거나 재발견 할 수 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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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마주하게 되는 두개의 달력은 기존의 사람들이 흔하게 생각하는 재료에 대한 시각적, 촉각적 특징과 물성들을 바탕으로 구성된 일상의 달력과 그 재료들이 다양하게 해석되어 기존의 재료에 대한 인상을 발전시킬 수 있는 비일상의 달력입니다. 굉장히 부드러운 벽돌과 형형색색의 스톤, 매끈하게 연마되어 철처럼 보이는 콘크리트 등 스터디를 통해 발견하게 된 재료의 다양한 모습을 담았습니다. 각 월별 특징에 맞게 재료가 어떻게 호흡할 수 있는지 재료팀만의 시선으로 구성된 글을 읽는 것도 이 달력을 온전히 이해하며 전시를 즐길 방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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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보시게되는 것은 저희가 다룰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기존의 본질적인 혹은 보편적인 성질과 더불어 여러가지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시도했던 스터디모형입니다. 아크릴, 스펀지, 콘크리트, 스펀지, 레진을 이용하여 각 재료들이 다른 재료와 결합했을 떄에 어떤 효과를 드러내는지 여러 실험을 진행한 것입니다. 덧바름, 태움, 융합, 도료 등을 통해 기존의 재료가 갖는 인상에 다른 변화를 도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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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보시게 되는 것은 일상과 비일상의 파빌리온입니다. 일상과 비일상의 파빌리온은 재료가 가진 보편적인 물성을 비롯해 새롭게 재해석한 물성까지 함께 표현하여 하나의 재료가 가진 일상성과 비일상성의 조화를 이루고자 하였습니다. 일상적 재료들도 다양한 감각으로 재해석할 때에 비일상적 다양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관람객이 처음 마주하는 폴리카보네이트의 입면은 재료의 마감을 직접 샌딩처리 함으로써 흔하게 마주하는 폴리카보네이트의 물성과는 달리, 반투명한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것이 적층의 양식을 통해 구축되어 투과량이 중첩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게 되고, 보는 각도에 따라 불투명도가 다르게 연츨되어 비일상적 사용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내부에는 반구 형태의 육중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입면의 공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흔히 콘크리트를 떠올릴 떄 떠오르는 이미지와 달리 중력을 거스르고 부유하는 비일상적 형태의 기이함은 관람자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이것이 실제 스펀지라는 가볍고 부드러운 재료를 콘크리트로 재마감한 것임을 인지할 때, 관람자는 재료의 결합에 따른 다양한 가능성을 경험하고 보편적 재료의 인상이 시각이라는 감각에 많이 의존한다는 사실을 체감합니다.

_엮는이 장지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