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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공방

건축공방은 2013년 설립되어 건축, 도시, 예술 등의 다양한 주제, 다양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건축 스튜디오입니다. 해외 유학생활을 거쳐 유럽을 무대로 활동하다 한국에 정착하게 된 심희준, 박수정 두 소장은 일상의 건축을 보다 특별하게 생각하고, 짓고, 누리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건축공방’이라는 사무소의 이름은 공예가의 작업실, workshop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서로 공격하고 방어하는 토론이라는 의미 또한 담고 있습니다. 이 이름처럼 공방을 통해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건축공방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새로운 일상, 건축공방 사옥

건축공방의 사옥은 서대문구 연희동, 안산이 바라다보이는 연희로의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방배동의 한 상가 건물에서 시작한 건축공방은 이 곳에 새로운 터전을 만들었는데요, 사무와 주거 용도의 6층 건물에서 1-3층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건물 왼편으로 나 있는 외부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2층, 건축공방의 주 사무공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테라스가 보이는 아늑한 분위기와 함께 벽을 따라 빼곡히 붙여진 핀업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로 모형을 만드는 공간인 1층에선 독특하게 테이블 위에 놓인 큰 나무 구조물이 눈에 띄었습니다.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 참여하며 만들었던 작품 일부를 가져와 전시를 해 놓았다고 하는데, 덕분에 분위기가 독특해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하셨던 것 같네요. 대부분의 사무소들이 그렇겠지만, 건축공방 또한 실물 모형을 만든다는 것에 큰 가치를 두고 있었습니다. 실험적인 프로젝트들을 여럿 진행해오며 재료에 대한 스터디와 함께 다양한 실험의 장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이곳 1층이 사용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시 계단을 올라 3층의 작은 휴게공간 겸 라운지까지.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계단을 오가며 다채로운 공간이 펼쳐지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테라스까지 있어 사무실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복잡함을 넘어서는 단순함을 고민하고, 내부 공간에서도 만들어지는 미니멀한 라이프 스타일. 단순하고 기본적인 건축 언어로부터 만들어지는 지속 가능한 창의성을 느낄 수 있던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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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공방의 프로젝트

두 소장님은 유럽에서 학업을 마친 후 사무소에 근무하다 진행하게 된 프로젝트로 한국 발령을 받아 다시 한국에서 사무소를 차렸다고 합니다. 내년이 바로 건축공방이 세워진 지 10년이 되는 해라고 하는데요, 오랜 시간 동안 건축공방에서 진행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건축공방은 스케일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상적이면서도 특별한 일상성을 가지는 작업들까지, 스케일과 프로그램, 공공과 개인 프로젝트에 엮매이지 않고 건축적 영역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도매시장 현대화 프로젝트와 대형 사무소와 함께한 재개발 프로젝트까지 굉장히 큰 스케일의 프로젝트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도매시장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일반적인 아뜰리에에선 도전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에서 꾸준히 새로운 도매시장들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건축적 시도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많은 작품들이 당선 후 실시설계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외부의 압력을 받아 일반적으로 바뀌는 과정이 아쉬웠기에, 오히려 내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변형되더라도 수용할 수 있는 큰 지붕 아래 자유로운 평면의 공간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한 표 차이로 2등작이 되었지만, 앞으로 건축공방이 그려나갈 작품세계가 더욱 기대되었던 것 같습니다.

건축공방의 오픈스튜디오에서는 사무실뿐만 아니라 건물 윗층, 두 건축가가 거주하고 있는 집을 직접 둘러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사무실처럼 아름다운 전망과 높은 층고의 미니멀한 공간이 매력적이었던 집에서도 건축공방의 건축 어휘가 살아 숨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파빌리온과 예술 프로젝트, 대형 스케일의 건축물까지. 익숙한 것에 매몰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을 이어 나간다는 점이 인상깊었던 건축공방이었습니다.

Q&A - 재료에 관한 스터디

프로젝트를 할 때 비슷한 프로젝트는 가급적 피하려 하는 것 같아요. 설계를 할 때 사실 사이트의 맥락, 클라이언트의 니즈, 대지를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데 어떻게 비슷한 유형의 건축이 나올까? 라고 역으로 질문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양한 물성에 맞추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재료를 선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사이트 내에 바위 하나가 있었는데, 이를 건축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가져와서 적정한 범위 안에서 프로덕션 과정 등 여러 것들을 고려하다 보면 물성과 재료에 대한 스터디가 굉장히 깊이 들어가며 파생될 수 있는 방향성이 굉장히 큰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표현법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시도하고, 각 프로젝트마다 이런 것들이 이어져 사무실 내에서 복합적인 실험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